
월정사로 향하는 오대산 전나무 숲길은 초록 그늘의 절정입니다. 1킬로 미터 남짓 이어지는 500년생 전나무 숲길이 자아내는 청량감에 휩싸인 심신은 숲의 신령스러운 기운에 취하는데 녹음 사이로 언듯 언듯 스며드는 햇살이 눈부십니다. 이 숲길의 참맛을 느끼려면 매표소 들목에 일찌감치 차를 버리고 설렁 설렁 걸어들어야 합니다. 함박눈이 내리던 겨울에 눈밭을 헤치며 이 전나무 숲길의 설경에 도취하며 걸었습니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찾아든 월정사 경내는 쥐죽은 듯한 적막에 빠져 있었습니다.월정사 경내로 들어서자 팔각구층석탑이 맨 먹저 눈길을 끕니다. 석탑 앞에 오른쪽 무릎은 꿇고 왼쪽 무릎은 세운 채 공양을 올리고 있는 석조보살좌사으이 은은한 미소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숲 깊고 산자락 부드러운 오대산은 아늑한 어머니 품안 그대로입니다. 발길 옮기는 곳마다 무수보살이 자비로 어루만진 흔적이 묻어 있습니다. 울창한 숲길의 천년 내밀한 정적을 가르는 오대천에는 문수보살이 죄 많은 세조의 등창을 씻겨 낫게 했다는 전설이 흐르고 있습니다. 행여 문수보살이 여행객의 피로도 말끔히 씻어줄까 싶어 오대천 시린 물에 고행주인 발을 담가봅니다. 원정사를 뒤로 하고 상원사로 오릅니다. 오대산의 대종사 한암스님의 발자취를 몸소 더듬으며 천년 수림의 푸름 숨결에 온 심신을 적시고 싶은 길입니다. 상원사 경내 돌계단을 오르니 우리나라 범종 가운데 가장 오래 되고 가장 아름답다는 범종이 금방이라고 딩하고 그 신비로운 울림을 들려 줄 것만 같습니다. 구금위에 무릎을 꿇고 공후를 타는 비천사은 금방이라도 종신을 떠나 구름을 타고 저 세상으로 사라져 버릴 것만 같습니다. 상원사에서 다시 적멸보궁을 이어지는 오솔길은 아이들과 오손 도손 걸어도 1시간이면 족합니다. 오대산 적멸보궁은 오대의 중심으로 불상이 없는 절입니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5대 적멸보궁 가운데 으뜸 명다으로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성지입니다. 부처가 열반에 들며 중생에게 설파했다는 마지막 가르침은 종교를 떠나 모든 중생이 마음에 담아야 할 가르침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리 외에 하찮은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만드어진 것은 모두 사라지게 마련이다 라는 가르침은 울림을 줍니다.
눈의 나라 태백에서 눈꽃잔치를 즐기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여행은 세상 행복을 다 가진듯한 시간을 줍니다. 한때 검은 진주로 불리었던 도시 태백에서 환상적인 눈세상이 마법처럼 펼쳐집니다. 대형 눈조각들을 구경하면서 걷다 보면 동화속 얼음 나라에 온듯합니다. 눈꽃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 내는 태백산 눈조각 경연은 태초의세상을 여는듯 장관을 연출합니다. 등산로 입구의 눈사람 페스티벌에서는 누구나 솜씨를 뽐낼 수 있습니다. 세상에 희한한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눈사람을 만들고 보고 신나는 한때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맘껏 즐길수 있는 이벤트가 널려 있습니다. 어릴 적 코를 찡찡 거리면서도 그렇게 즐거웠던 겨울 빙판놀이도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한겨울 추위도 잊은 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신명나게 놀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릅니다. 우아하고 신비로운 초대형 얼음집 이글루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하면서 여행의 재미를 한층 더할 수 있습니다.